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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떠나는 여행

전국에 가을꽃 핑크뮬리 생태계교란

by 가치의같이 2020. 11. 3.


인증샷 명소된 전국 군락지
지자체 너도나도 식재 열풍
환경부, 생태계 교란 우려도



지난 10일 경북 경주시 첨성대 인근에 위치한 '핑크뮬리 군락지'. 공원 입구에 붉게 물든 핑크뮬리 속에는 수십여 명의 행락객이 모여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경주시는 2018년 첨성대 인근 빈 땅 840㎡에 처음 핑크뮬리를 심었다. 이후 행락객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자 지난해 군락지 면적을 4170㎡로 5배 가량 늘렸다.




'핑크뮬리'가 가을꽃의 대명사로 자리잡으면서 전국의 '핑크뮬리 군락지'마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특히 실내 대신 실외 여가 활동이 많아지자 그야말로 행락객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이 됐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핑크뮬리 면적은 10만여 ㎡로 축구 경기장 14개 규모에 달하고 있다.

군락지는 2017년만 하더라도 5~6개소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0개소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역별로 경기도가 1만 9869㎡로 가장 많고 제주(1만 4600㎡), 전북(1만 3120㎡), 부산(1만 2583만㎡), 경북(1만 1449㎡) 등의 순이다. 개인 농장 등에 식재한 것을 포함하면 실제 면적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4년 한반도에 처음 상륙한 핑크뮬리는 높이 90~100cm로, 가늘고 뻣뻣한 잎은 길이 45~90cm로 여름까지는 녹색이고 가을에 분홍빛으로 변한다. 제주도의 한 생태공원에서 처음 식재된 후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5년 만에 한반도 전역으로 퍼졌다.

지자체들도 나들이객 유치 목적으로 너도나도 군락지를 조성했다. 지난 5년간 서울에서는 상암 하늘공원, 올림픽공원 등에 핑크뮬리 군락지가 조성됐고 경기도는 양주 나리공원, 전남에서는 순천만 국가정원, 경남은 함양 악양생태공원 등에서 대규모 핑크뮬리 군락지가 조성돼 유명세를 타고 있다. 대구에서도 달성군이 '송해공원'에 2018년 처음으로 '핑크뮬리' 군락지를 만든 후 큰 인기를 끌자 지난해 추가로 3만본을 심는 등 군락지를 넓혀가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 생태계 교란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는 현재 핑크뮬리를 '생태계위해성 2급'으로 지정하고 식재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박정수 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은 "아직 자연 번식을 한 경우는 없지만 무분별하게 번식하는 경우 유해성 평가를 다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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